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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안 월봉고 여고생들 소아암어린이 위해 머리카락 '싹뚝'
KAT(사)국제두피모발협회 조회수:279 210.93.126.200
2020-01-18 17:34:16

"염색 파마 고데도 절대 금물…더 길러 또 기부할래요"

(천안=연합뉴스) 김용윤 기자 = "바람 불면 엉키고 여름엔 덥고 한 두 번 갈등한 게 아닌데 결국 잘 참아 넘기고 머리카락을 기부하고나니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."

한참 외모에 신경 쓸 나이인 여고생들이 애지중지하던 머리카락을 잘라 백혈병·소아암으로 항암치료중 탈모로 고민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가발을 만드는 데 쓰라고 기부했다. 이들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.

천안 월봉고 여고생들 소아암어린이 위해 머리카락 '싹뚝' - 2

 

천안 월봉고등학교 3학년 박나현(18)과 2학년 김나연(17), 위지현(17), 최영민(17) 4명이 주인공이다.

누가 먼저 기부하자고 약속한 것도 아닌데 우연히 한 학교에서 4명이나 소리 없이 선행을 한 것이 드러나 학교와 학부모 모두 깜짝 놀랐다.

23일 월봉고 1층 로비에서 만난 여학생들은 한결같이 "백혈병이나 소아암 아이들을 위한 가발을 만들려면 염색이나 파마는 물론 머리를 펴기 위해 고데를 해도 안 돼 관리하기가 가장 힘들었다"고 말했다.

기부된 머리카락이라도 가발 제조에 앞서 시료검사를 해 합격판정이 나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2년 이상 염색이나 파마, 고데는 절대 안 된다.

중학교 3학년 때인 2014년부터 머리카락을 길게 길러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두 번 기부를 한 경험이 있는 김나연 양은 "원래 곱슬머리라 매직 파마로 머리카락을 펴고 싶었는데 아이들을 위해 꾹 참을 수 밖에 없었다"며 밝게 웃었다.

박나현 양도 "아이들이 머리카락이 없어 놀림거리가 된다는 뉴스를 보고 많이 속상하고 상처가 될 것 같아 기부를 생각했다. 허리까지 길러 어깨선에서 잘랐는데 20∼30㎝가량 됐다. 그런데 건강한 머릿결을 유지하기 위해 한겨울에도 헤어드라이어를 포기하고 자연바람이나 선풍기를 쓸 수밖에 없었다"고 말했다.

위지현, 최영민 양도 "소아암 어린이들을 직접 보지 못하고 각종 매체에서만 봤는데 우리가 한 작은 일이 남들에게 큰 선물이 될 수도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"고 소감을 밝혔다. 이들은 다시 기부하려고 머리를 기르고 있다.

여학생들의 이번 선행은 그냥 묻힐 뻔했으나 음악선생님과 한 학부모의 푸념(?)을 통해 알려졌다.

치렁치렁하던 김 양의 머리가 갑자기 짧아진 것을 발견한 음악교사가 "뭔 일 있느냐"고 물어보면서 나머지 학생들의 기부행위도 '들통'났고, 학부모공개수업에 참석한 김양 어머니가 무심코 던진 "보기 싫고 답답했는데 (영민이가) 머리를 짜르니 내가 다 속이 시원하다"는 말에 다른 선생님들도 모두 알게 됐다.

이정숙 월봉고 교무부장(51)은 "선생님들도 처음엔 아이들이 단순히 기부를 했나보다 그랬는데, 오랜 시간 염색이나 퍼머, 고데하고 싶은 충동을 참아가며 공을 들인 거 같아 정성이 대단한 걸 느꼈다"라며 "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'나비효과'를 일으켜 더 많은 소아암 어린이들이 기뻐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"고 말했다.

yykim@yna.co.kr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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